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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칼럼] 7월 17일, 대한민국을 삼킨 ‘극한호우’… 복구의 땀방울로 다시 일어서는 대한민국 정석원 정석원 2025-07-25 10:03:59

2025년 7월 17일 집중호우로 침수된 담양군 창평면 외동마을의 농경지 현장 사진 

  2025년 7월 17일, 제헌절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전에 하늘은 무자비한 비를 쏟아부었다. 하루 만에 300mm 이상 쏟아진 물폭탄은 전국을 강타했고, 특히 중부와 남부 지방은 기록적 집중호우로 도로가 끊기고, 마을이 잠기고, 산이 무너졌다. 기상청은 이번 호우를 "극한호우(extreme rainfall event)"로 공식 명명했다. 이는 통상적인 호우를 넘어선, 기후변화 시대의 신호탄이었다.


  • 이번 극한호우의 특징

  •   중부·호남·충청 등 전국적으로 200년 빈도의 극한호우가 발견될 수준으로 집중 강수가 발생하였으며,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일부 충남 지역에서는 400mm 이상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하천 범람과 산사태가 보고되었다.


기후변화가 만든 초유의 비극

  이번 집중 호우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었다. 열대성 저기압 기류가 한반도 상공에서 느리게 이동하며 정체 전선을 자극했고, 여기에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맞물려 유례 없는 강우 패턴을 만들었다. 특히 강수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 산사태, 하천 범람, 침수, 교통두절 등 복합재난을 불러왔다.

  •   전북 남원에서는 시간당 90mm 이상 폭우가 퍼부었고, 수십 곳의 제방이 붕괴되고, 농경지는 물바다로 변했다. 이는 기후위기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한 재난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절망스럽게 만든다.


복구는 곧 희망의 이름이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이 땅의 국민들이다. 물에 잠긴 집 앞에서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삽을 들고 있는 주민들, 맨손으로 흙더미를 퍼내는 자원봉사자들, 밤샘으로 도로를 복구하는 공무원들과 군인들,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청년들…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짜 영웅이다.

  재난이 큰 만큼 복구의 여정도 멀고 험하다. 도로와 하천 복구는 물론이고, 피해 주민들의 주거와 생계를 위한 행정 지원, 심리적 회복을 위한 돌봄이 병행돼야 한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손발을 맞추고, 국민 모두가 ‘내 일처럼’ 도와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국고 지원을 결정했고, 긴급복구 예산 편성과 피해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나 제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손을 놓지 않고 함께 걷겠다는 ‘공동체의 연대’이다.


7월 18일 침수되어 담양군 창평면 외동리 양계장에 쌓였던 토사를 굴삭기로 이용하여 복구하는 현장의 사진

비가 멈춘 뒤,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이번 극한호우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재난은 반복된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예전처럼 우연에 기댄 복구와 예측에 머물러선 안 된다. 전국 지자체는 기후위기에 맞는 도시계획과 저지대 주거 개선을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

  •   산림 훼손과 하천 정비 미비는 산사태와 범람을 키웠다. 인프라 재정비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재난관리와 대응에 있어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체계적이고 신속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7월 19일 담양군 창평면 외동마을에서 매립된 농경지와 하천을 복구 작업중의 사진

다시, 함께 걷는 길

  복구 현장에는 수많은 손길이 닿고 있다. 땀을 흘리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함께 살자’는 인간 본연의 윤리가 살아 있다. 그 윤리야말로, 대한민국이 재난을 딛고 더 강하게 일어나는 원동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참여다. 물질적 기부, 자원봉사, 정치적 관심, 그리고 기후위기에 대한 공동의 각성이 함께해야 한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땀 흘리고 함께 대비하자.


  하늘은 무너졌지만, 사람의 마음은 무너지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다시 일어설 것이다. 물러서지 말자. 서로를 붙잡고, 더 단단하게 걸어가자.

"비는 그쳤고, 이제는 우리가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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