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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에 숨겨진 청정 낙원, 여수 거문도에 물들다 - 남해의 푸른 비밀, 시간도 쉬어가는 섬 - 해풍 따라 걷는 섬마을 길, 거문도에서 만난 고요한 감동 정석원 기자 2025-06-08 19:47:39

한 번쯤은 혼자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소란스러운 일상을 벗어나 조용한 파도 소리만 벗삼아 걷고 싶은 날. 그런 날, 남해 바다 끝자락에 자리한 ‘거문도’는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되어준다.


기자는 지난 6월 5일 저녁 7시무렵 여수 여명호 박연섭선장댁에 도착하여, 부두 주변을 돌아보고, 전국에서 모인 14명의 거문고 ROTC동기들과 미리 준비하여 온 생선회로 저녁식사를 하고 수면에 취하였다.  거문도는 거문초등학교와 거문중학교는 있지만 거문고등학교는 없다. 그래서 거문도 출신인 박성룡 동기생을 주축으로 거문도를 사랑하여 모인 ROTC동기생 및 선후배들을 통칭하여 거문고 ROTC출신이라고 부른다. 또한 조병상(숭실대, ROTC23기)이 거문고 이사장으로 좌장을 이끌고 있다.  


여수 신월동의 출항 부두 여수에서 새벽 6시경 10톤 여명호를 타고 뱃길로 3시간을 달려서 9시경에 백도에 도착하였다. 여명호는 우리가 전세를 낸 배이기에 시간과 장소에 상관 없이 신비의 섬 백도를 편안하게 돌아 볼 수 있었으며, 이동 중에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기도 하였다.  백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그 어떠한 표현으로도 쉽게 와 닿지 않았다. 백도는 "바다 위의 수묵화, 안개 속에 숨은 절경" "상륙할 수 없는 전설의 섬, 자연이 지켜낸 신비" "기암괴석과 흰 파도, 그곳에 시간이 머문다" "천연기념물의 품격, 백색의 조각미가 살아있는 섬" "바다 위를 유영하는 돌의 정원" "해양 생태의 보물창고, 생명이 깃든 백도" "파도에 깎여 탄생한 절경, 여수 앞바다의 시" "육지에선 볼 수 없는 야생의 미학" "섬 아닌 하나의 작품, 자연이 만든 조각 정원"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점에 선 순백의 시간" 등 수많은 미사 어구를 만들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절경을 가졌다. 


바다 위를 유영하는 돌의 정원 백도

백도를 돌아 보고, 오전 11시경에 바다가 잔잔하게 품은 작은 섬, 거문도에 도착하였다. 거문도는 오래전부터 어민의 삶터이자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비경의 섬이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마주하는 푸른 바다와 검은 돌담, 그리고 고즈넉한 마을 풍경은 시간의 흐름을 잠시 멈춰 세운다.


거문도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더불어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처럼 펼쳐진다. 수평선 너머로 햇살이 부서지고, 고요한 바닷바람에 마음이 맑아진다. 또한, 거문도는 역사적인 기억도 품고 있다. 1885년 영국이 거문도를 점령했던 ‘거문도 사건’은 한국 근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마을 곳곳에 남겨진 흔적들은 섬 여행을 더욱 의미 깊게 만든다.


역사가 머물고 자연이 속삭이는 바다 마을 거문도

6월 6일이 현충일이기에 삼산면 서도리에 위치한 전몰용사 위령비를 11시경에 방문하여 추모 행사를 진행하였다. 위령비는 1950년 6월 25일 나라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처하였을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과 청춘을 바친 삼산면 6.25참전 전몰용사 92인의 애국 애족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위령비이다. 추모 행사 후 팔각정에 모여서 송병일동기(예비역 준장)는 맨발 걷기를 한 것은 약 4년이 되었다고 하며, 허리디스크의 고질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맨발 걷기로 치유 하였다는 경험담을 동기생들에게 들려 주었다. 


삼산면 6.25참전 전몰용사 92인의 위령비앞에서 묵념행사 진행중인 ROTC25기 동기생들

위령탑에서 내려오며 서도리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슈퍼(김금주 주인장, 호스트 박성룡동기의 중학교 동창)로부터 초청을 받아 방문하였다. 해풍을 맞고 자란 쑥으로 만든 전, 거북손, 문어 등과 막걸리를 푸짐하게 대접을 받았다. 거문도만의 정갈한 맛은 우리 여행자들의 마음을 더욱 깊이 적시었다. 

 우리슈퍼 김금주 주인장 내외와 거문도여행에 동행하고 있는 ROTC25기 거문고 동기들(최형숙, 이병윤, 박성룡, 김학을, 모준종, 권명석, 민달홍, 김찬중, 최귀석, 정정기, 정석원, 송병일, 문병규, 김인환 등) 

여명호 배로 복귀하여 배에서 여명호 문광순사무장이 맛갈나게 준비한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조내기 그물질 (후리질)을 하기 위하여 박성룡친구 화물차를 이용하여 해안가로 이동하였다. 처음 접한 그물질 행사는 좌우 8명씩 16명이 참여하고, 배에서 그물을 내려주어 그물을 당기어 고기를 잡는 방식이었는데, 8명이 같이 호흡하며 협동하여 그물을 당기는 것은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3번의 그물질을 통하여 우리가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먹을 만큼 적당히 잡았고, 작은 물고기들은 모두 방생하여 주었다.  그물질을 하면서 송병일동기는 바다에 넘어지고, 핸드폰도 바다에 잃어버렸는데, 15분후에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아보니, 삼성 핸드폰은 바다물속에서도 여전히 작동중에 있었다. 대한민국이 만들어 낸 대단하고 혁신적인 핸드폰이었다.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 김찬중원장 동기생도 장화를 신고 바다속에서 열심히 그물질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른 나이 50세에 교장선생의 보직을 받은 친구로서 항상 모든 일에 앞장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힘든 그물질 후 결과물과 함께 환한 표정의 그물질 체험자들의 모습

잡은 생선을 가지고 여명호 배로 복귀하였고, 여명호 박연섭선장, 문광순사무장, 거문고 김인환 사무장이 생선을 손질하여 참여자 모두가 모여서 여명호에서 생선회 파티를 진행하였다. 또한 항상 굳은 일에 앞장서는 권명석동기생이 생선 손질에 힘들었을텐데, 그 수고로움을 뒤로 하고 숯불에 생선을 굽는 일을 하는 모습에서 살신성인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었다. 


각종 어종을 생선회로 뜨고 있는 여명호 박인섭선장과 사무장, 거문고 김인환사무장, 회를 뜸과 동시에 입속으로 생선회를 밀어 넣고 있는 거문도고 ROTC25기 동기생들  

오후 5시경부터 거문고 동창회 김인환 사무장 (호스트 박성룡동기의 거문도의 절친)이 미리 준비하여 온 낚시대를 준비하여 준 수고를 하여 주었다. 오후 6시경에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여 낙조를 바라보며 여행 참가자들은 선상 낚시 체험을 진행하였다. 작은 고기들만 잡혀서 모두 방생하였다. 하지만 나와 모준종 동기생의 낚시대에는 입질도 하지 않아서 낙조를 바라보며 명상을 즐겼다.   


연속하여 적은 고기였지만 2마리나 건져 올린 정정기 동기생, 낚시질에 모두 열심인 거문고 동기생들

해질 무렵 부두로 복귀하여 여명호 선상에서 문광순사무장이 준비한 매운탕과 권명석동기생이 구워 놓은 생선구이로 저녁식사를 하고, 문광순누나의 고향집으로 이동하여 수면을 취하였다. 6월 7일 아침 7시경에 여명호배로 복귀하여 문광순 사무장이 준비한 문어죽으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거문도 등대

8시30분경에 거문도 등대를 보기 위하여 산책로를 따라서 등산을 하였다. 거문도 등대는 1905년 4월 1일 남해안에서 첫 번째로 세워져 항해 선박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오랜 동안 남해안 뱃길을 안내한 등탑은 연와, 석 및 콘크리트 혼합 구조물로 건축적, 역사적 가치가 높아 등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양수산부)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2006년 1월부터는 새로운 등탑 (높이 33m)이 그 역활을 대신하고 있다. 


거문도 등대의 불빛은 15초에 한 번씩 섬광하며 바다에서 약 42km 거리에서도 볼 수 있으며, 인공위성 (GPS)의 신호를 받아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정하여 제공하는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9시50분경 거문도를 출발하여 12시50분경에 여수항에 도착하였다. 맛으로 유명한 자매횟집에서 바다장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거문고 ROTC동기생들은 각 지역으로 해산하였다. 거문도 여행은 누군가에게는 자연의 품에서 쉼을 얻는 시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단단한 감동이 머무는 곳. 그리움이 되고 싶은 바다의 이름, 거문도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뉴여명호를 전세 내어 거문도 여행을 하면서 자가용 배처럼 사용하다 보니 쉬고 싶을 때에는 언제든지 선실에 들어가서 수면을 취하기도 하고, 선실에 모여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아주 자유스럽고 편한 여행을 즐겼다고 자평하여 본다. 혹시 우리와 같은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여명호 박연섭선장 전화번호를 올리니, 박연섭선장과 직접 상의하여 보길 바란다.    


뉴여명호 박연섭선장 전화번호 : 010-3614-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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