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글로벌협력대학원 UN평화안보협력전공 전공주임 하영재 교수 (예비역 육군 준장) 필자는 2013년에 강원도 화천에서 최전방 접경지역을 굳건히 지키는 우리 장병들과 함께 연대장으로서 묵묵히 국가안보의 최전선을 지켰다.
지휘관으로 바라본 장병들의 헌신과 노고에 비해, 기본적인 생활 여건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식수 문제는 장병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화천군 장병들은 지하수와 계곡물에 의존하여 식수를 해결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상수도 보급률에 한참 못 미치는 현실이다.
열악한 식수 환경, 전투력 저하의 원인
장병들이 마시는 지하수와 계곡물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장마철에는 범람으로 인해 식수 공급이 중단될 수 있으며, 지하수는 중금속 등 유해 물질에 오염될 위험이 크다. 유사시에는 적에 의한 식수원 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불안정한 식수 공급은 장병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나아가 전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은 생존 필수품이다. 갈증 해소는 물론, 위생 관리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장병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다. 열악한 식수 환경은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군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곧 국가안보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화천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화천군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20년 환경부로부터 민군 통합상수도 설치 계획을 승인받았다. 2032년까지 총 1014억 원을 투입하여 통합 취수장과 정수장을 건설하고, 송·배수관로를 설치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장병 1만 5천여 명과 주민 3200여 명에게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으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화천군 1년 예산의 20%를 넘는 규모의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1단계 사업인 취수지 이전 예산만 확보된 상황이며, 핵심적인 2단계 사업 예산은 여전히 부족하다.
국방부의 적극적인 지원, 전투력 증강의 지름길
국방부는 장병들의 전투력 증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투력의 근간은 장병들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것이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이는 곧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국방부는 화천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사업비 분담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이는 단순히 예산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투자이다.
접경지역 장병들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과 딸들이다. 이들이 안심하고 군 복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방부는 깨끗한 물 공급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화천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국방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조속히 사업을 완료하고, 장병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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