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권력의 방패 뒤에 숨어 있던 시간들
2025년 8월 6일, 대한민국은 한 장면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김건희 전 영부인이 특검에 출석했다. 법 앞에 선 그녀는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 비친 그녀는 단순히 ‘사소한 사람’이 아니었다. 수십 건의 의혹, 가족 전반에 걸친 사기 혐의, 그리고 권력의 정점에서 누려온 특권. 그 어떤 인물보다 크고도 무거운 책임의 무게를 지녔던 존재였다. 특검 앞에 선 김건희는 비로소 법치주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질문에 답해야 할 존재였는지를 스스로 드러낸 순간이었다.
가족 단위의 사기, 피해자는 왜 외면받았는가
김건희의 이름은 단 한 번도 맑게 들려온 적이 없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허위 경력과 논문 표절, 전시회 수익 조작 등 본인에 대한 의혹은 물론, 그녀의 어머니 최은순 씨의 부동산 사기, 부친과 동생의 사업 연루 의혹 등 가족 전체가 ‘사기 집단’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늘 뒤로 밀렸다. 몇몇 피해자는 모든 재산을 잃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했고, 심지어 억울하게 감옥에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반면 김건희 가족은 법망을 비웃듯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권력의 방패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을 위한 방탄복이 되어 있었다.
검찰은 수년간 단 한 번도 실질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다. 수차례 고발에도 묵살과 지연, 무혐의 종결이 반복되었다. 이는 단순한 직무유기가 아닌, 정의를 고의로 외면한 국가적 직무유린이었다.
사법 정의의 복원은 가능할까
이번 특검 출석은 단지 한 사람의 수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권력에 의해 유린당한 수많은 국민의 분노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어야 하며, 김건희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이 되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김건희는 그 어떤 법적 심판에서도 예외였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이유 하나로 그 어떤 수사도 진척되지 않았고, 도리어 비판하는 이들은 ‘괴담 유포자’로 몰려 탄압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누가 대통령이든, 어떤 권력이든 법의 이름 아래 평등해야 한다.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사소한 사람”이라는 그녀의 말은 참으로 기만적이다. 국민이 그녀를 기억하는 방식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그것은 한 사회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무너짐 속에서 누가 울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묻는다.
정의는 과연 살아 있는가?
그리고 특검은 대답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진실을 되찾기 위해 어디까지 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