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글로벌협력대학원 UN평화안보협력전공 전공주임 하영재 교수 

대한민국 학군사관(ROTC)은 청년들이 장교로서 국가에 헌신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ROTC의 교육 과정과 문화 속에는 '3무(無) 1존(存) 3예(禮)'라는 고유의 정신이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학연, 지연, 정치적 편향을 배제하는 '3무'는 ROTCian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발휘하는 리더십에 독특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3무'가 단순히 '배경의 틀림에 대한 무관심, 배척'이 아니라, 그 '다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핵심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ROTC '3무' 정신은 먼저 공정하고 투명한 리더십의 근간을 마련한다. 

ROTC 후보생들은 출신 대학이나 지역, 배경이라는 외형적인 요소가 아닌 오직 개인의 역량과 노력, 그리고 인품으로 평가받는 환경에서 훈련받는다. 

이러한 경험은 편견 없이 오롯이 실력과 원칙에 기반하여 사람을 대하고 판단하는 공정함의 가치를 내면화시킨다. 

사회에 나가서도 사사로운 연고나 정실에 얽매이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직을 이끌려는 노력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바탕이 된다.

두번째, '3무' 정신은 포용적인 리더십을 함양하는 핵심 동력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젊은이들이 ROTC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생활하고 훈련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이다. 

'3무'는 이러한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 속에서 함께 시너지를 찾는 훈련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ROTC 출신 리더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 다른 강점과 관점을 가진 인재들을 통합하여 조직 전체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포용적인 리더십을 발휘한다. 이는 '3무' 정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전체의 화합(總和)'으로 이어진다.

세번째, 군 장교로서 조직과 구성원의 안전 및 임무 완수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져본 경험은 ROTCian들에게 강력한 책임감을 심어준다. 

여기에 '다름을 인정'하고 사회 전체를 폭넓게 이해하는 '3무' 정신이 더해져, ROTC 출신 리더들은 개인의 영달을 넘어 자신이 속한 조직과 더 넓은 사회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한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며, 맡은 일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완수하려는 끈질긴 실행력과 책임감은 ROTCian 리더십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결론적으로, ROTC '3무' 정신은 단순히 배경의 다름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공정성, 포용성, 책임감이라는 리더십의 핵심 가치를 배양한다. 

이러한 가치를 내재화한 ROTC 출신 장교들은 군 복무를 통해 얻은 단련된 정신력과 결합하여 사회 각계각층에서 건강하고 신뢰받는 리더로 활약하며 우리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기여하고 있다. 

ROTC '3무' 정신이야말로 다양성이 존중받는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포용적 리더십의 소중한 씨앗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