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원 발행인
(1980년 전남대학교 정문앞에서 전남대학교 대학생과 전투경찰과 대치장면의 사진) 굿투데이뉴스 대표 / 죽향풀뿌리정책포럼 회장 정석원
1980년 5월 18일, 필자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그날, 평범한 시민과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는 탱크와 총칼에 짓밟혔다. 전두환 신군부는 광주시민을 "개패듯" 폭행했고, 총칼로 수많은 생명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그에 맞선 시민들은 자위권 차원에서 무장을 선택했고, 이후 몇 일간 광주는 계엄군 없이 시민 스스로의 통제로 질서를 유지했다. 그 시기, 광주에는 단 한 건의 도둑질과 약탈도 없었다. 오직 광주시민정신과 민주주의만이 그들을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4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놀라운 진실 하나를 마주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는 계엄을 선포하였다. 1980년의 계엄이 역사의 오점이자 반성의 대상이었다면, 2024년의 윤석열의 계엄은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부정이고, 헌정질서를 뒤엎으려 한 명백한 ‘내란 예비음모’였다.
1980년 전두환은 광주를 ‘화려한 외출’의 작전명으로 진압하였고, 시민의 생명을 파괴하는 학살을 군사적 명분으로 포장한 전형적인 군부 독재의 수법이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계엄령도 마찬가지다. 정권의 위기를 국가 위기로 포장하고, 국민의 저항을 ‘선동’으로 몰아 계엄군 투입을 정당화하려 했다. 이는 군사독재의 반복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광주는 당시 전두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고등학생조차 '독재 타도'를 외칠 만큼 절박했다. 그리고 그 외침은 수많은 피와 희생을 통해 오늘의 민주주의를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았지만, 광장을 열었고 언론을 확장시켰으며, 누구든 권력자를 향해 비판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냈다.
광주의 정신은 결코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도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민주주의는 한순간의 방심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으며, 권력의 야욕 앞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우리는 이미 1980년에 겪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1980년대로 돌아가려는 윤석열의 12.3계엄내란을 극복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과 사법부의 개혁을 위한 또 다른 5월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광주에서 민주주의가 피어났듯, 지금의 위기도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필자는 전역후 1990년부터 광주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하였는데, 당시 경찰과 광주시민들과의 충돌은 전쟁보다 더 참혹하였다. 당시 청바지와 청자켓, 헬멧 등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살기를 품고 몽둥이를 휘저으며 민주시민들을 잡으러 쫒아 오는 경찰 백골단원들은 섬뜩하였고 무서웠다. 이들을 상대로 광주 시민들은 공포를 갈무리하고, 굳건히 민주화 투쟁 운동을 전개 하는 모습에서 성스러운 모습을 엿볼 수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광주5.18민주화운동 행사에서 광주시민과 경찰의 충돌은 사라졌고, 이제는 기념하는 평화행사가 된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 된 척도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