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컬럼니스트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 법률사무소 호인 대표 변호사 / 굿투데이뉴스 김경호 컬럼니스트
윤석열이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인 양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은 실로 후안무치한 궤변이다. 그가 주장하는 ‘체제 붕괴 위기’니 ‘마지막 기회’니 하는 말은, 정작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경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려 한 실체적 폭거와는 정면으로 모순된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도 드러나듯, 윤석열은 대통령의 군통수권을 명분 삼아 위헌적 병력 투입을 기도한 반란수괴로서, 이미 헌정 파괴의 심각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셈이다.
그럼에도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을 떠난다’고 둘러댄 그의 진술은, 군형법 제5조 1호가 적용될 사형의 중대 범죄를 가리려는 자기합리화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야당을 탄핵 음모로 몰아가며 정당과 언론, 사법·입법부를 강제 금지·무력화하려 했다는 공소사실이 분명함에도, 도리어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워 대선 승리 운운하는 모습은 뻔뻔함의 극치이다. 군을 앞세운 폭동을 현실화하려 했다는 데 대한 반성은커녕, 염치없는 정치적 구호로 책임을 호도하는 처신은 국민을 두 번 능멸하는 행위이다.
헌재의 결정이 보여주듯, 이는 내란죄가 아닌 ‘반란죄 수괴’에 해당할 정도로 심대하고 중대한 국헌문란 범행이다. 더구나 반란수괴는 사형만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윤석열이 말하는 ‘백의종군’과 ‘자유수호’ 운운은 오직 자신을 호도하는 얄팍한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책임은 그저 당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군사 쿠데타를 기획한 반헌법적 행위에 대해 철저히 법정에서 심판받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 기회’란, 윤석열 전 대통령 스스로 역사의 법정에서 통렬히 단죄되는 순간을 의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