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원 발행인
(사진=외동산벚꽃) 굿투데이뉴스 대표 / 죽향풀뿌리정책포럼 회장 정석원
임시 관리자,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는 오늘 “한미 통상 협의에 국익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선언하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 발언 뒤에는 강한 의문이 따라붙는다. 대체 누구에게, 어떤 권한으로 국익을 운운하며 외교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한덕수는 말 그대로 ‘2개월짜리 권한대행’이다. 헌정상 긴급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직이며, 차기 정부가 등장할 때까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 국민이 그에게 통상 협상의 책임을 위임한 적도 없고, 정책적 방향을 맡긴 적도 없다. 그런데 그는 지금 마치 대통령이라도 된 듯이 외교 무대에 뛰어들어, 차기 정부의 입지를 옥죄는 알박기 외교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얼마 전 그는 헌법재판관을 기습 임명하려다 헌법재판소로부터 ‘만장일치 가처분 인용’이라는 초유의 제동을 당했다. 위헌에 가까운 인사 행위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전력이 있는 그가, 이제는 외교‧통상이라는 민감한 분야로 발걸음을 넓히고 있다.
더욱이 지금의 한미 통상 상황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과 함께 자국우선주의와 관세폭탄을 무기로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주요 국가들은 대응전략을 수립하느라 숨을 고르고 있고, 협상 테이블조차 쉽게 차려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덕수 권한대행은 “내가 하겠다”고 먼저 손을 든다. 왜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알박기’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졸속 협상을 통해 차기 정부의 외교적 선택지를 제한하고, 통상 마찰과 손실을 고스란히 넘겨버린 채, 차차기 정권을 노리는 정략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외교는 국익의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언제나 정치적 이해가 깊숙이 배어 있는 영역이다. 권한도, 정통성도 없는 권한대행이 무리하게 협상을 추진하는 이 상황은,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특정 세력을 위한 ‘협상의 정치화’에 불과하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대통령이 아니다.
당신은 잠시 국민이 허용한 ‘임시 관리자’일 뿐이다.
그 자리는 나라를 정리하고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자리이지,
협상의 무대에 서서 역사적 족적을 남기라는 자리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협상이 아니라 침묵과 절제, 헌법적 겸손이다.
더 이상의 알박기 정치, 협상의 사유화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