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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칼럼] 잊지 못할 침묵, 책임지지 않는 국가 - 세월호 11년, 우리는 여전히 묻고 있다
  • 기사등록 2025-04-16 12:19:14
  • 기사수정 2025-07-13 10: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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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목포신항에 있는 세월호 모습) 굿투데이뉴스 대표 / 죽향풀뿌리정책포럼

2014년 4월 16일, 단원고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는 맹골수도 앞바다에서 천천히 가라앉았다. 시간은 충분했다.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도 존재했다. 그러나 수백 명의 생명은 배 안에 갇힌 채, ‘지시를 기다리라’는 방송을 들으며 그렇게 쓰러져 갔다.  우리는 모두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던 그 시간, 국민이 구조되지 못한 그날의 침묵을--


배를 버리고 달아난 선장은 구속되었고, 일부 하위직 해경과 선원들이 형식적으로 처벌되었다. 그러나 정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지휘 계통의 고위 간부들, 정책 결정자들, 구조지연의 책임자들—은 단 한 명도 제대로 처벌 받지 않았다. 국가는 국민을 버렸고, 법은 책임자를 외면했다.


당시 해경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구조에 나섰고, 심지어 배에 남아 있는 수백 명의 승객을 두고도 하선한 선원들만 구조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특정한 장소로 데려갔고,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어디론가 데려가는’ 그들의 태도는, 사건 자체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와 왜곡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깊은 의심을 남긴다.


수많은 조사 활동이 있었지만, 정작 진실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진실을 가리려는 세력이 존재했다는 정황만이 더욱 명확해졌다.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은 방해 받았고, 당시 정권의 기록은 비공개로 묻혔다. 일부 언론은 왜곡 보도로 진실을 가렸고, 국민들의 분노는 ‘괴담’으로 폄훼되었다.


세월이 흘러 11년이 되어가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왜?”>라고 묻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책임지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사건은 단지 과거의 비극이 아니다. 지금도 이 나라는 책임지지 않는 위정자들, 묵묵히 지시만 따르는 관료들, 침묵하는 권력자들의 나라로 남아 있다면, 제2, 제3의 세월호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진실은 기억될 때 다시 살아난다.
책임은 처벌될 때 제도화된다.
국가는 국민을 지켜야 국가다.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계속 물어야 한다.
“왜 그날, 아무도 구조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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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16 12: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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