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원 발행인
사진(담양군 외동마을 저수지) 굿투데이뉴스 대표 / 죽향풀뿌리정책포럼 회장 정석원오늘,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마침내 임명되었다. 그러나 그 임명은 민주주의의 정상 작동 결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완강한 버티기 끝에,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이라는 결정서를 받고 나서야 이루어진 ‘마지못한 행위’였다. 그 사람의 이름은 한덕수, 대한민국의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국회의 반복된 요구에도 불응했다.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입법부를 깔아뭉개며 임명을 미뤄왔다. 급기야 헌법재판소가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못 박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버텼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하고, 법 위에 선 듯한 태도를 보인 이 현실은 충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의 최근 행보다. 4월 18일, 임기 종료를 앞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함상훈을 지명했다. 이완규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법률가, 함상훈은 권력친화적인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헌재 구성을 사실상 ‘윤석열 체제’로 다시 짜려는 이 움직임은 누가 보아도 정치적 의도가 명백하다.
도대체 한덕수는 누구인가?
그는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 아니다. 그는 윤석열의 그림자 권력, 임시 관리자에 불과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말 그대로 ‘다음 정권으로 헌정 질서를 안정적으로 이양하는 역할’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덕수는 스스로 정치를 하고 있다. 권력을 행사하고, 판을 짜고, 헌재의 구도를 바꾸며 사실상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다.
그의 이런 일련의 행위는, 지금도 미제로 남아 있는 12.3 내란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 그가 그때 국무총리로서 핵심 업무를 총괄했던 인물인 만큼, 그날의 작전과 기획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인물이 지금도 국가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고 있다는 현실은, 이 나라가 얼마나 비정상 상태에 빠져 있는 지를 보여준다.
이것은 ‘관리형 권한대행’이 아니라, ‘무소불위 권한 찬탈’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이처럼 민의를 외면하고, 헌정을 왜곡하며, 헌법기관을 장악하는 사태는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우리는 물어야 한다.
한덕수는 지금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가?
그는 권한대행인가, 아니면 또 다른 윤석열인가?
헌법재판소를 장악한 다음, 그들이 꾸미는 다음 수순은 무엇인가?
국민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이 물러난 지금, 한덕수는 그 유산을 보존하려는 마지막 방파제로 움직이고 있다. 그가 사라지지 않는 한, 12.3 내란의 진실은 묻히고, 헌정은 다시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요구해야 한다. 한덕수의 즉각 사퇴를.
더 이상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헌법 위에 군림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