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칼럼니스트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 법률사무소 호인 대표변호사 / 굿투데이뉴스 칼럼니스트
“나는 지시한 적 없다” 그런데 부하들이 움직였다. 어제 임성근 前 해병대 1사단장이 경북청 수사 받기 위하여 들어가면서 한 「말」이 계속 귀가를 맴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초기에 러시아군 졸전 원인을 ‘초급간부 무능’ 탓이라고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주간동아, 2023-03-12).
위 「말」과 「분석」에는 묘한 공통적인 맥락이 있다. ‘초급간부 무능’ 과 지휘관의 자격과 능력은 무관한 것처럼 전달된다.
▶ 리더의 자격
인간 사회에는 많은 우환(憂患)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많은 근심과 걱정에 치여 좌절하는 인간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신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인간 중에는 나름 슬기롭게 대처하는 인간도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우환을 공동체의 우환으로 승화시켜 이를 대처해 줄 인간에게 우리는 리더의 권한을 주고 그를 따른 역사가 바로 인간의 역사다.
그러기에 인간의 리더의 조건은 공동체 우환에 영민하게 느끼고 대처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 리더의 능력
인간의 우환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러기에 인간에게 명령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리거는 그 과정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소기의 목적이라는 「태양」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불어 올 「태풍」도 미리 읽고 대처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능력이다. 그런데 리더의 자리에서 그 태풍을 미리 짐작 못하고 맞이하면, 자신의 능력의 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기본적인 도덕성이다.
그리고 리더의 진정한 소통 능력은 바로 이런 기본적인 도덕성을 몸소 실천할 때 가능한 것이다.
▶ 왜 지금의 젊은이들 70%가 기성세대를 신뢰하지 않는가
어느 인터넷 기사에서 본 내용이다.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리더는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연장자 문화」일 수도 있지만, 사회 구조 자체가 젊은이들에게 긴 교육시간을 요구하고, 여기에서 탈락하면 기회다운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사회 리더를 독차지한 기성세대가 과연 진정한 리더의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어쩌다’ 나이 먹고 그 자리에서 학연, 지연 등 소위 ‘줄서기’로 지금의 리더가 된 것이지 않는가?
이런 ‘저열한’ 조직 문화 속에서 진급과 승진이라는 「태양」만 추구하였지, 그 과정에서 조직에 불어 올 「태풍」에 대하여 예지(叡智)할 능력, 그 자체라도 있는가? 그저 조용히 지나가면 그것이 능력으로 포장되는 조직 문화 속에서 무슨 리더의 기본적인 도덕성과 진정한 소통을 기대할 수 있는가?
지금 이런 자들이 각 분야에 ‘어쩌다’ 리더가 되어 자신의 욕심대로 일이 되어가지 않으면 하는 타령이 바로 “나는 지시한 적 없다” , ‘초급간부 무능’ 탓이지 않을까?
대한민국 리더들에게 묻는다.
- 백변(白辯) 김경호 짓고 쓰다 -